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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다이어리

백수의 소심한 시작

by 노을sunset 2021. 10. 1.

by.이뚜기

 

평화롭게 살고 싶다.

 

부자가 돼서 펑펑 돈 쓰고 다니는 것도 (그러면 좋기야 하겠지만) 아니고

인기가 많아져서 사람들이 날 좋아해 주는 것도 (그러면 좋기야 하겠지만) 아니고

그냥 내 인생 내가 책임지면서 부모님한테 적어도 폐 안 끼치고 인간답게 사는 게 내가 바라는 바다!

평화롭고, 편안하게. 

 

그런데 그게 제일 어렵지. 

그치만 내 나이 서른. 두 달 뒤면 서른 하나다.

'뭐라도 해보자' 마인드는 나에게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다.

하고 싶고, 해야 하는 게 있을 때 주어지는 선택지는 '한다' 밖에 없다.

 

 

그 유명한 엄마 친구 아들딸 중 좋은 대학에 간 동생들이 있다.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아직 대학생인데, 그 친구들한테 혼자 자격지심도 느끼고 그랬다.

내 처지가 부끄러웠다. 정말 부끄러운 건 그 친구들한테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이었는데 말이다.

그 친구들은 중학교, 고등학교 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링거 맞아가며 공부했다는 말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걸 나는 잘 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내가 사는 동네, 경기도 끝자락에서 시작해서 점점 위로 올라간 친구들이다.

그만큼 힘들고 고생도 많이 하고 정말 열심히 했을 것이다.

그걸 서울대, 중앙대라는 결과가 말해주고 있으니까.

 

근데, 나는 그거 안했거든. 

 

단순히 공부를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뭐라도 딱히 열심히 해 본 적이 없다.

뭔가 성취감을 느껴본 적도 없고, 그냥 적당히 대충대충 평균만 해오면서 살았다.

 

서른이 되고 20대의 묘한 근자감이 뭔 놈의 월급처럼 순식간에 사라지고

내가 아무것도 아닌 수많은 사람들 중 사람1이라는 걸 처절하게 깨달았을 때,

자책도 참 많이 하고 나 스스로한테 막말도 많이 했다. 

 

지금은 마음을 다 잡고, 못되처먹기만한 마인드도 머리채 잡고! 이 악물고 돌려세웠다.

남들은 남들이다. 그 친구들도 그 친구들이다.

그리고 그 친구들이 열심히 한 만큼 나도 열심히 해야 한다.

그 친구들이 10대 때 열심히 살았다면

나는 30대부터라도 열심히 살면 된다.

 

 

25살에 회사를 1년 반 남짓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26살에 학원 강사 일을 시작했다. 학원 강사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그리고 스물일곱 쯤부터 올해초까지 세상에 방황도 그런 방황이 없었다(...)

많이 우울해하기도 했고, 중간중간 힘들어서 쉬기도 많이 쉬었고.

지금 서른이니까 4년동안 실제로 일한 기간은 3년이다. 

몸이 힘든 것도 힘들었지만, 마음을 추스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렇게 약 3년동안의 길고 긴 방황을 나름대로(?) 끝내고 

무기력함과 우울감도 잘 추슬러서 

내 나름대로의 인생을 살아보려고 한다.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하면서 말이다. (자신 없다)

그리고 이 블로그는 그 시작을 함께 할 소중한 동반자다.

 

 

앞서 '내가 아무것도 아닌 수많은 사람들 중 사람 1'이라는 표현을 썼다.

위에서는 부정적으로만 표현됐지만

그 사실은 나를 겸손하게 만들면서도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이 됐다.

나의 힘듦과 우울과 괴로움과 방황과 혼란을 나만 갖고, 알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

사람들은 힘든 와중에도 씩씩하게 잘 살아보려고 열심히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도 하나하나 방법을 찾아가며 한 번 잘 살아보고 싶돠!! 돻!!!!!!!!!!

누군가 이런 오글거리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글을 본다고 생각하면 

당장 이 블로그를 폐쇄하고 싶을 만큼 수치스럽지만....

 

처음이 힘들지 익숙해지리라 믿는다.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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